#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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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배에서 내려 사람과 갈모매와 테일로와 지그제구리에게 길을 물으며 나아갔다.

보라시티를 먹어치운 사람과 건물을 통과해 자전거로 길을 달리자,

호연지방 112번도로였다.


우뚝 솟은 굴뚝산을 향해

저절로 고개가 돌아가고

그때만큼은

멀리 있는 곳만 바라봐서

이름이 바다인 코터스와

같은 곳을 보고 있었다

붉은 산을 바라보며

꼭대기만큼은

하얀 산을 생각했다


운명은 모르는 어떤 길목에서

늘 엉금

엉 금

기는 석 탄포 켓몬의

다리가

빨라지기시작했다

뒤쫓는걸음도


물이 고였던 샛길은 어느새 완연한 가뭄의 계절

와본 적 없는 이곳의 열기를

너를 통해서 이미 알았다

울부짖음 같은 분화로

누군가는 구원받았다


열풍에 이끌리는 발걸음을 재촉하여

걷는 다리가 네 개여도, 두 개여도

샛길의 가장 안쪽까지, 가장 안쪽까지


  으으 (벽에

으으 천장에

   으

메아리친다.)


   스

으으

 으

(공명한다.)


이윽고 벽이 울음소리로 메워지고

우리가 알고 있던 바다는 더는 없다


위풍당당하게 되찾은 땅에 선 귀향자가 있다

그를 향해

엉금 엉금

일족이 모여든다


눈꺼풀 안쪽까지 붉어졌다가

눈을 뜨면 하얀 연기

꼭대기가 하얀 산을 볼 때마다

너는 이곳을 생각했겠구나


돌아온 순례자를 환영하는 흰 연기가 매캐하다

트레이너는 뭉게뭉게 한 기쁨을 안고서

인간의 말을 남기고


마침내 뒤돌았을 때

이곳을 휩쓸었던

밀물처럼

바다가 품으로 돌아왔다


불꽃샛길은 하루만 더 물에 빼앗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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